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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개 _ 15', 이니셜처리 말고 속시원히 말해보자!!

여는 글에서 말했다시피 당신이 트위터를 하거나 여초 사이트를 오랫동안 했다면 성인동(혹은 동인계)에서 활동하던 작가가 상업BL 소설을 발간했다는 사실을 한 번쯤은 접했을 것이고, 작가가 독자를 ATM 취급한다든가 독자는 베타 테스터에 불과하든가 하는 하소연을 한 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15년도 12월 연말 이래, 지금까지 쭉 돌림노래처럼 이어지는 이야기므로 애써 검색하지 않아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말들이다.

성인동 특유의 시스템을 모른다면 작가가 전자책을 발간하는 것이 왜 독자를 베타 테스터 취급한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지만(사실 정상인이라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다수가 푸념하는 것을 보아하니 상업BL을 발간한 작가가 정말 큰 잘못을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원래 잘 모르는 분야에서는 목소리 크고 다수인 사람들이 옳은 것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당신이 아직 성인동의 생리를 모르고 성인동 독자의 사고를 이해할 수 없다면 발단 편을 다시 꼼꼼히 읽어보시길 부탁드린다. 


서론은 이쯤하고 본론으로 넘어가자면 15년도 12월 연말까지 성인동은 그럭저럭 굴러가는 편이었다. 판매전에 이런 저런 문제가 생기고 마유동처럼 거대한 동이 터지며 성인동 규모가 점차 줄어들었지만 BL덕질하는 데 큰 지장은 없었다. 네르시온 님과 황곰 님이 동인지로 냈던 소장본을 이북으로 발간하기로 결정하기 전까지는.

발단 편에서 설명했듯 기존 성인동은 독자들에게 큰 돈 들이지 않고서 컨텐츠 감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시스템이었다. 10년 전에 냈던 만 원 주고 샀던 소장본을 지금에서도 만 원에 팔 수 있는 관행을 바꾸기란 어려운 법이다. 독자들은 갖은 이유를 들어 기존에 냈던 동인지를 이북으로 발간하는 데 반대했다.


1. 동인지로 내는 책은 작가의 개인지로, 오탈자와 교정이 제대로 검수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북은 상업지이며, 상업지는 교정을 거쳐 발간되는 책이다. 개인지는 전자책보다 가격이 비싼 점을 감안했을 때, 독자는 제대로 교정도 안 된 작품을 돈 주고 다 본 셈이 된다. 독자는 베타 테스터가 아니다.

2. 개인지는 계좌 이체로 예약이 진행된다. 작가는 세금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3. 일반 출간 소설은 배송비도 무료지만 소장본은 독자들이 배송비를 부담하며, 출판사에서 책을 발간하는 경우에는 유통 마진 등 수익을 제대로 챙기기 어려운 반면에 동인 작가는 책을 찍어내는 돈 이외에 남는 수익을 작가가 모두 먹게 된다. 독자들은 이를 알면서도 일반 출간 소설 가격을 부담해왔다.

4. 출간한 동인지로 독자 반응을 다 확인했다면 이는 상품성을 검증(세트가 붙어서 팔릴 만한 작품인가 아닌가를 가늠할 수 있으므로)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다시 한 번 말하겠지만, 독자는 상품성을 검증해주는 베타 테스터가 아니다.

5. 동인지로 발간한 책을 이북으로 내면 소장본을 구매할 사람이 없어진다. 성인동 시장은 환금성과 한정성(선입금 예약한 독자만이 책을 가지는)에 의존하는 바가 크며, 이러한 기반이 무너진다면 성인동의 존속(혹은 BL시장의 존속)이 위험해질 것이다.

6. 성인동 내에서 소장본이 출간되는 이유는 음란물 보호와 소재의 다양성 등 작가를 위한 면모가 크다. 상업 시장으로 나간다면 작가는 분명 보호받지 못하게 될 것이며, 지금처럼 다양한 글을 읽을 수 없게 될 것이다.

7. 독자는 책 한 권 바깥(성인동과 성인동 외부장터인 교차로를 제외한 장터, 예를 든다면 중고나라처럼 외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사이트)에 팔 자유가 없는데 어째서 작가는 소장본을 바깥(이펍 등 검증된 시장)에 팔 수 있단 말인가. 성인동에는 성인동의 컨텐츠를 외부 유출할 수 없다는 룰이 존재한다. 이것은 룰 위반이다.

8. BL소설은 미성년자가 볼 수 있는 컨텐츠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는 도의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상황이며, 이펍 같은 사이트에서 보호자의 아이디 등을 도용해 미성년자가 BL소설을 보게 된다면 누가 책임을 진단 말인가.

9. 성인동에서 인지도 쌓은 것으로 외부에 나가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다. 나가려면 필명을 버려야(혹은 상업지를 불매할 생각이므로 반드시 그 필명을 써달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한다.


등의 이유를 들어서 출간된 개인지를 이북으로 재출간하는 것에 반대했다. 위에 언급한 독자의 주장에 혹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간단히 말해두자면 동인지로 내는 수익은 국세청에서 조사 들어갈 정도로 어마어마하지도 않으며 그런 수익을 버는 사람은 손가락으로 꼽아보았자 얼마 되지 않는다. 개인지로 먹고 살 만큼 수익이 나는 작가는 이미 세금을 내고 있으며 책을 낼 때 ISBN도 붙여서 낸다.

만일 미성년자가 플랫폼의 허점을 파고들어 수위본을 본다면 그것은 플랫폼 측에서 더 나은 방법을 강구해야 할 일이지 작가가 책임을 져야 할 일은 아니다. 또한 미성년자가 정 걱정이 된다면 애초에 검증된 방법(아이핀 인증 등)으로 적법한 전자책 시장을 반겨야 할 노릇 아닐까? 성인동이 건재하기 때문에 빈번하게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외부 장터(중고나라 등)에서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미성년자인지 아닌지를 검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성인동 내에서 상품성을 검증한다는 말은 성인동(동인계)의 순수성을 저해하는 주장이기도 하다. 그간 성인동은 BL이라는 장르가 좋아서, 책을 내고 싶은 작가가 있어서, 소장본을 모으는 독자가 있어 존재할 수 있었다 포장해왔다. 그러나 커뮤니티의 기반이 "환금성"에 의존했다는 이야기, 이것으로 성인동의 존폐가 결정된다는 이야기는 성인동이 상업 시장과 다를 것 없다는 말 이상 이하도 아니다.


야밤과 친니, 이레, 남월, 엔젤 등 성인동에서는 구간 이북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고 이레와 엔젤을 제외한 나머지 성인동은 구간을 전자책으로 출간하는 작가를 제명하기로 결정하였으며, 엔젤동 같은 경우에는 갑론을박이 계속되었다. 기존 성인동 독자들이 이북 발간에 친화적이었던 엔젤동을 멸시하며 엔젤동 출신 작가라면 학을 떼게 되었던 기점이 이때부터였다고 보면 좋을 것이다.

이 즈음에 "이니셜처리 말고 속시원히 말해보자!!"라는 익명 게시판이 대두하게 되었는데, 성인동 독자들이 논의를 거쳐 여론을 형성하기보다는 다른 방법을 통해 암묵적인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기 때문이었다. 이를 테면 성인동 내부 게시판에서 닉네임을 드러내놓고 할 수 없는 것들(온갖 쌍욕과 루머, 조롱 등을 닉네임 드러내놓고 할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는가) 말이다.

아래는 속시원히 말해보자라는 게시판에서 오갔던 이야기들을 캡쳐한 것들이다.



이곳에서는 성인동 여론과 반대되는 커뮤니티(엔젤동)의 운영자와 회원을 조롱하는 일이 이루어졌으며

이북을 낸다는
이북을 낸다는

성인동 도메인 정보를 털어서 운영자의 실명을 알아내고, 성인동 인포란에서 예약받을 때 실명과 계좌를 노출할 수밖에 없다는 약점을 털어서 작가의 실명을 알아내고, 전자책 발간하는 회사의 사장 이름이 운영자와 작가와 동일하다는 이유만으로 게시판에서 조롱하기도 했고

위의 방법과 마찬가지로 인포란에 노출된 작가의 실명을 딴 다음 작가의 페이스북을 염탐해서 작가를 조롱했고

그루 님과 조우 님을 한데 묶어서 이북 발간한다는 것을 월북한다는 식으로 표현하여 조롱했다. 이 조롱에 모스카레토 님도 묶어 조롱하기도 했으며, 작가님 중 한 분을 엄마같은 마음으로 품어왔는데 이젠 내 작가님이 아니라고 고백하는 동시에 "X 작가는 애미가 없다"는 패드립을 치기도 했다.

이런 조롱과
이런 조롱과

속시원히 말해보자는 게시판에는 이런 글 뿐 아니라 어느 작가가 이북 발간 문제에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 여부를 두고 이북 반대 작가 / 이북 작가 리스트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 글은

다팬다(@dabagje, https://twitter.com/dabagje/status/770236637485887488) 계정에 올라온 캡쳐들과

디시인사이드 BL소설 마이너 갤러리

이것도 자료로 쓰시긔

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blnovel&no=21061&page=1&search_pos=&s_type=search_all&s_keyword=%EC%9E%90%EB%A3%8C

아이 씨발 속시원히랑 쌍코 짤 찾음ㅋㅋㅋ 언제 봐도 좆같누

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blnovel&no=20997&page=1&search_pos=&s_type=search_all&s_keyword=%EC%86%8D%EC%8B%9C%EC%9B%90%ED%9E%88

의 캡쳐들을 참고하여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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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알람을 뒤늦게 확인해보다 후원금을 넣어주신 분이 계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감사하다는 말씀과 함께 죄송한 부탁을 하나 드리고 싶습니다. 후원금을 보내주신 것은 정말로 감사한 일이지만 후원 취소가 가능하다면 취소해주십사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ㅠㅠ 이 글은 제가 오롯하게 작성한 글이 아닙니다. 출처를 보시면 아시다시피 트위터에서 먼저 나왔던 이야기와 디시에서 작성된 글들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기여도를 따져보자면 얼마나 될까 의구심이 들 만큼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못 되는 것 같습니다ㅠㅠ 그런고로 후원금액 취소가 가능하다면 취소해주십사 부탁드립니다.

저는 여러분이 상업BL판이 왜 이딴 식으로 굴러가는지, 왜 애꿎은 작가님들이 자꾸 사라지시는지 읽어주시는 분들께서 관심을 가지고 함께해주시고... 가끔 하트를 눌러주신다면(그마저도 양심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후원금은 보내주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더운 여름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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